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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느끼면 스트레스 저항력 커진다 덧글 0 | 조회 536 | 2015-03-09 12:22:54
조영미  

행복 느끼면 스트레스 저항력 커진다


'행복한 사람이 건강하다'거나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명제는 오래 전부터 당연한 진리인양 받아들여져 왔다. 실제로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신체적으로도 건강해 보이고, 매사에 불만으로 가득한 이들은 철마다 각종 병에 시달리며 골골한 듯 느껴진다.



'몸과 마음의 종합적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의 과학자들이 행복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학문적 검증작업을 벌였다. 영국 런던대학(UCL) 국제 건강 사회 연구소 앤드루 스텝토 박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PNAS)'회보 18일자에 게재된 '긍정적 사고와 신경 내분비, 심장 혈관, 염증 등 건강과의 관계'를 통해 행복감이 신체에 끼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규명했다.

  

정신 상태와 건강의 상관 관계에 관한 고찰은 대부분 스트레스 등 부정적 측면에서 이뤄져 왔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우울증 등 부정적 정신 상태는 동맥경화, 2형 당뇨, 장애 등을 겪을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정신 상태에 대한 연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01년 미국 캔터키대 데보라 대너 박사가 수녀 18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장기 실험이다. 이들은 젊은 수녀(평균 22세)들과 인터뷰를 통해 인생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수치로 측정한 후 이들의 질병 및 수명 등을 지속적으로 검사했다. 그 결과 젊은 시절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 단어를 주로 썼던 수녀들의 수명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평균 9.5년 길었다.

  

스텝토 박사는 혈액 및 침에 함유된 각종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이동식 심장 박동기 등을 동원해 정신적 행복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에는 영국 중년(45~59세) 남성과 여성이 각각 116명, 110명씩 참여했다.

  

문답을 통해 이들의 행복감을 1~5(1=행복하지 않다, 5=매우 행복하다)의 지수로 정리한 결과 평균적으로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의 행복감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균 4~5등급의 높은 행복감을 표현한 사람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감(1~3등급)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의 행복지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아울러 행복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일반 건강 지수(GHQ)'도 낮게 나타나, 행복할수록 스트레스 저항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감과 가장 큰 연관을 보인 호르몬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이었다. 2시간 간격으로 측정한 코티솔의 농도는 일하는 날 1ℓ당 평균 7.70나노mol(10억분의 1몰;몰은 분자량 측정 단위) 정도였으며 쉬는 날은 7.22나노mol로 약간 낮았다.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각종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악명 높은 호르몬 코티솔 농도는 가장 행복할 때 평균 6.17나노mol에 불과한 반면 행복감이 전혀 없을 때는 8.24나노mol까지 치솟았다.

  

심장 박동수는 남성에 대해서만 정신 건강과 연관성을 나타냈다. 심장박동수는 몸이 긴장일수록 높아지는데, 남성의 경우 심장 박동수가 행복감이 가장 낮은 저녁 시간대에 빨라졌으며 '행복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남성일수록 박동수가 낮았다. 반면 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주변 환경, 생활 습관 등의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폐쇄된 실험실에서도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114.6mmHg였던 수축기의 평균 혈압은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최대 140.9mmHg까지, 확장기에는 평균 70.1mmHg에서 83.7mmHg까지 올라가 정신건강이 악화되면 고혈압의 위험 역시 높아짐을 드러냈다.

  

혈액을 엉기게 해 각종 염증을 유발하는 혈액 내 단백질'피브리노겐'의 양 역시 불행하다고 답한 이들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행복한 이들의 피브리노겐은 1ℓ당 평균 0.0097g에 불과했으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들에게서 이 단백질의 양은 무려 12배(0.12g)에 달했다. 전체 실험 대상 중에서는 68.4%가 스트레스에 따라 피브리노겐 증가를 보여, 행복할수록 각종 염증으로 인한 질병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스텝토 교수는 논문에서 '일하는 날 행복하다'고 답한 이들은 쉬는 날 역시 즐겁게 생활했으며 행복감이 적을수록 감정의 기복이 컸다면서  '행복한 사람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이유는 건강한 사고가 스트레스와 관련한 호르몬과 심장 박동수 등 건강의 핵심적인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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